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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3. 12. 29

2013년을 보내면서... 마음의 소원을 이루지 못했어도

어느새 시간이 흘러 이제 달력 위에 남은 숫자도 두어 개일 뿐입니다. 이렇게 한해 한해가 빨리 가버리다니...

이제 남은 저쪽의 시간도 훅 하니 달려오고야 말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이 참 빠르다”하고 생각하는 사이에도, 흘러보낸 시간은 어느새 저만치 멀어져가 버리고 신속하게 또 다른 삶의 순간들이 스쳐가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희망과 감격 그리고 감사 속에서 시작한 한 해가

이러저러한 마음 졸임의 시간도 있었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격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날에 서서 돌아보니

삶이란 늘 양지와 음지가 공존하는 것이어서 웃음의 뒤안에는 늘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함께 있었습니다. 이룬 일을 열거하기에도 숨이 차지만, 이루지 못한 꿈, 이루지 못한 삶의 과오, 그리고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가슴의 응어리들이 애환으로 서려서 부끄럽고 숨고 싶었던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감사와 기쁨과 은혜였습니다.

이루어진 것도 은혜요.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축복입니다.

기뻤던 것도 은총이었지만, 슬펐던 삶의 순간이 있었기에 우리 삶이 이만큼 깊어지고 익어질 수 있었습니다.

마음의 소원을 이루었어도, 마음의 소원을 이루지 못했어도, 삶에 기쁨의 물결이 흘러넘쳐도, 슬픔의 강에 떠내려갈 때도, 우리의 삶은 하나님이 섭리하시고 결국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최고의 것이기에, 우리는 스스로의 판단을 미루고 그분의 뜻과 섭리의 운행을 기쁨으로 받아들입니다.

내게 주어진 상태를 바꾸고 원하는 대로 만들기 위해 애를 쓰지만, 주어진 결과나 삶을 감사로 받아들이고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전적인 믿음과, 한없는 행복의 요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판단 전에 하나님의 뜻을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믿음의 출발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이제 다 씻어 보냅시다.

아픔도 슬픔도 분노도 이루지 못해 가슴 아린 못 이룬 꿈의 시들음도, 다 흘려보냅시다.

이루지 못한 꿈, 다하지 못한 사랑, 아직 남아 있어 가슴 후패이는 고통이 흐르는 강을 건너, 하나님께서 가슴을 열고 은혜로 맞아주시는 새로운 세계 새로운 해로 넘어갑시다. 주님은 항상 우리의 기대 이상이셨습니다.

2013년 한해를 은혜로 맺게 하신 우리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동시에 사랑하는 우리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리고, 우리로 하여금 할 일 있게 하시고 삶의 장면을 허락한 세상 모두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아무리 다른 생각해보려 해도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여러분을 사랑하는

이흥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