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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서신 6. (200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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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6 - 다섯 번째 편지

   이미 마음은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어제는 부지런히 짐을 싸보았습니다. 출발할 때의 긴장과는 달리 그저 모든 것이 편안하게 느껴지고 모두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오늘은 스탠리 공원으로 가서 호수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데 칠십대로 보이는 여자 한분이 호수를 향해서 무언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얼마 후에 하얀색의 백조 같기도 하고 거위 같기도 한 것, 두 마리가 물을 가르고 그 분 앞에 와서 던져 주는 먹이를 먹고, 대화를 나누다가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이 곳 사람들, 무척이나 마음이 푸근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곳에 와서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요즈음은 남의 땅에 와있다는 사실에 별 마음에 무거움이 없긴 합니다. 그저 비슷한 사람들이 각자의 모습으로 어울려 살아가는구나 하는 정도입니다.
   오늘은 이곳 생활을 정리하고 여유의 시간, 마음을 무척 편케 합니다. 이곳에 와서 마음의 변화는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해서 그래도 내가 태어나서 살아온 곳이 가장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하루 가면서 좋은 점이 많이 보이더군요. 시내를 약간만 벗어나도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움, 사람과 친해져 편안히 뛰어다니는 동물들, 아침에 눈을 뜨면 들리는 새소리, 넓은 땅에서만 가질 수 있는 여유, 자연의 아름다움은 좋아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함을 보면 볼수록 오히려 여러분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더 강렬히 일어남을 느낍니다. 땅 좁아서 바둥대고 그래서 마음도 좁아지고, 바득이며 살아가야 한 뼘의 공간이라도 더 소지할 수 있는 여건 속에서 격렬해질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삶을 그래도 아끼고 사랑합니다. 어떤 일이건 비난보다는 따뜻한 이해의 심정으로 바라보고 싶을 뿐입니다. 그들이 있고 그 아픔이 있기에 제가 필요한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움과 좋은 것을 보면 누리고 싶은 마음보다는 같이 나누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더 클 뿐입니다. 여러분들의 기도로 엮어둔 목자의 심정이겠지요. 이제 나흘뒤면 제 곳으로 돌아갑니다. 제일 먼저 강단 밑에서 기도하고 싶고요, 설교도 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우리 주님께 그리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제가 돌아갈 곳이 있어서요.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부족한 종  이흥빈 목사 드림

                                                 2006년 8월 19일 밴쿠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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