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칼럼3

  얼마 전까지 폭염으로 찜통더위라 남부 지방은 가뭄이 심각하다고 하여서 걱정하며 기도했는데, 갑자기 폭우로 인해 홍수 피해가 심각한 것을 보니 어안이 벙벙할 뿐입니다. 도대체 우리 인생에서 무엇이 우리를 보장해 주며, 무엇이 변함없이 우리의 기쁨을 유지시켜 주겠습니까?  우리 성도님들의 가정엔 비 피해가 없어야 할 텐데요.
   오늘 아침에도 이메일을 통해 부목사님들의 심방 보고를 확인하고 기도하는 중 “우리 삶은 늘 이러 저러한 어려움의 연속이며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찌 보면 걱정 끝나면 하늘나라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로서 한국을 떠난 지 꼭 4주가 되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이러다 얼마 있지 않아 천국 문턱에서 내가 언제 여기에 와있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교회는 여름수련회로 인해 성도님 모두가 기도하고 봉사하는 열기로 후끈하겠네요.  이곳에서도 역시 같은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저번 주에는 밴쿠버 외곽에 있는 윌링던교회에 가서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저희 아이가 다니는 교회라 전부터 한번 가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차에 가게 되었습니다.  버스타고 스카이트레인으로 갈아타고 1시간 가까운 거리였지만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배가 시작되자 30분가량을 전기기타, 드럼, 신디, 피아노 각종 악기를 동원해서 찬양하는데 시편 150편 ‘모든 악기를 동원해서 찬양하라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목사님 옷차림은 흰 면바지에 반팔 검정 남방에 넥타이도 매지 않고 가운도 입지 않은 모습이어서 낯설었지만, 죤 뉴펄드 목사님의 “위기는 기회다”라는 제목의 설교는 발음이 명확하고 어조가 빠르지 않아 더욱 좋았습니다. 밝고 친절한 성도들의 모습이 친근감이 들어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윌링던교회에서 예배드리며 느낀 점은 성령께서 역사 하시는 곳,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이 끌려지는 곳에는 무엇인가 일단은 동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캠코더로 구석구석 촬영을 했는데 화려한 교회치장이나 여러 부대 여건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강력한 영적 느낌을 받는 교회가 있는가하면 의외로 실망하는 교회도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런 저런 생각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역시 보는 것이 공부더군요. 교회란 홍보나 아니면 다른 어떤 과장된 포장에 의하여 유지될 수 없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일정기간 동안 유지할 수는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쭈글해지는 모습들도 보았습니다.
   교회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과 본문에 충실하고 방법이 아닌 원리와 기본 정신에 따라 움직여질 때 결국 그 신실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예배 실황과 설교를 들으면서 가진 생각은 어떤 경우에도 스타 목사도 될 수가 없지만 스타 목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각의 은사가 있겠으나 제 개인의 경우는 그러했습니다. 여러분도 저를 흠도 많고 어색함도 있으나 그 부족함 때문에 늘 마음아파하며 애쓰는 목사가 되도록 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6년 7월 28일 밴쿠버에서
                                                  여러분을 사랑하는
                                       부족한 종   이흥빈 목사 드림